아무것도 없는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며 "지금 이시간에 뭐하냐"는 맷의 질문에 나도 지금의 생활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된다.
지금 이렇게 아둥바둥 사는 시간들도 훗날 언젠간 "정말 소중한 날들 중 하나였겠지" 라고 생각하겠지 라고 말이다.
그래도 이때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 참 다행이었다. 저렇게 듬직하고 멋진 맷이 떠날줄이야 ㅜㅜ
낭떠러지 절별에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
맷의 힘과 운동방향 때문에 줄을 놓지 않으면 라이언도 위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맷은 자신과 라이언을 연결하고 있는 줄을 풀어버린다.
너무 슬펐다. 눈물이 날뻔했다. 이때도 라이언으로 빙의 되었다.
같이 살아서 지구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줄을 풀어버리고 우주 공간으로 떨어져 나가는 맷은 음악을 들으며 끝까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지만... 사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이제 라이언 혼자 남았다.
하나남은 희망이었던 우주선이 연료부족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을 때, 라이언은 삶의 끈을 놓으려 한다. 지구와의 통신을 위해 전파를 변경하던 중 우연히 연결된 중국 가정집의 한가로운 일상 소리를 위안으로 삼으며 예정된 죽음을 받아들인다. 조금 후면 내가 죽는 다는 사실을 안다는 사실, 그 가운데서 들리는 아기의 웃음소리, 강아지 소리... 라이언은 강아지 소리를 따라하며 실성한 듯이 웃기까지 한다. 죽음에 대한 체념이 사람을 이렇게까지 변하게 만들다니. 철학적이기까지 했던 장면이다.
이렇게 극한 생존 환경에서 라이언이 삶을 포기하려 할 때, 꿈만 같이 맷이 돌아왔다.
"역시 영화니까 저런 환경에서 다시 살아돌아오는군..." 하고 생각했는데 맷의 귀환은 꿈일 뿐이었다. 엉엉 ㅜㅜ
이제 무한하고 강력한 우주와 약하디 약한 하지만 강인한 라이언의 대결이 펼쳐진다.
이미 죽음을 한번 받아들인 라이언은 엄청난 어려움과 두려움 속에서도 강인하게 맞서싸워나간다.
마지막 관문이었던, 대기권으로 들어오는 과정.
우주선 캡슐은 불덩이가 되어 중력에 의해 지구로 빨려들어오는 동안 라이언은
조금후면 이 우주선 안에서 타죽거나 고향으로 돌아가 영웅담을 들려주거나 둘 중 하나다. 어떤 것이 되든 맞설것이라고 다짐한다.
여기서 다시 한번 감동 받았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이 가장 잘 나타난 부분인 것 같다.
결국 라이언은 무사히 지구로 돌아왔다. 섬의 흙을 밝고 일어서며 살이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가 나에게도 그대로 전해졋다.
나는 90분짜리 영화 한편을 본 것 뿐이지만,
우주를 여행했고, 초자연과 사투를 벌였고, 죽음의 두려움과 영원할 것 같은 외룸을 느꼈고, 희망을 보았고, 삶에 의연해 졌으면 살아있다는 것에 큰 감사를 느꼈다.
삶이 당연하게 느껴질 때 꼭 다시 보고 싶은 영화다.
나중에 dvd로 출시되면 소장용으로 갖고 싶은 영화 중 하나다.
영화 한편으로 많은걸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랍고, 이런 훌륭한 영화를 만든 알폰소 쿠아론 감독에게 감사하다.